집에 있었던 '부의 추월차선 - 엠제이 드마코'을 언젠가는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오늘 휴가를 낸 겸 읽었다.
약 380쪽 밖에 안되고, 내용 역시 심오한 내용은 아니었기 때문에 편하게 읽었다.
재미있고, 특별한 인사이트가 가득한 책이었다.
아마 나처럼 부업을 찾아보게 되는 30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관심이 있을만한 주제의 책이었다.
돈에 대한 생각
누군가에겐 흔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흥미로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일단 내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내 삶 속에서 '돈'이라는 존재는 '맘몬'으로 여겨지는 것이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No man can serve two masters: for either he will hate the one, and love the other; or else he will hold to the one, and despise the other. Ye cannot serve God and mammon.
- 마태복음 6:24
지금도 그 마음에는 큰 차이는 없다.
내게 '돈'이란 세상에 살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존재일 뿐, 그 자체가 내 목표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옷... 이런 것들에도 별로 관심은 없다.
다만 이런 것들이 내가 추구하는 삶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워낙 유명한 책이다보니, 실제로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주워들은 편견들이 조금 있었다.
책의 서론부터 엠제이 드마코가 어릴 적 꿈꿨던 부의 상징인 '람보르기니'가 등장한다.
그리고 자극적인 선전물들은 이 람보르기니와 젊은 부자를 강조한다.
그래서 나 역시 이 책이 사치와 허영을 위한 부의 축적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다.
- 물론 사실은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작가는 물질적인 가치를 사랑한다기보단, '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지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소비에 대한 부분은 가장 앞단에서 차단한다.
무분별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 없는, 순간의 만족을 위한 소비는 '인도'에 서있는 것과 같다.
뒷 이야기보다 앞의 '인도', '서행차선', '추월차선'에 대한 논의가 더 자극적이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서행차선이란?
'서행차선'은 '인도'에 있던 사람들이 가정을 꾸리는 등의 이유로 '책임감'을 갖게 되었을 때 걷게 되는 길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서행 차선인 이유는 오랜 시간이 걸려야 이를 수 있는 경제적인 자유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작가는 그 길이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지도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아래의 이야기는 누구나 생각하는 것이다.
저축을 많이 하고, 지출을 줄이고, 성실하게 일해서 돈을 모아야 한다.
저축한 금액으론 부동산이나 안전한 자산에 투자해서 차근차근 돈을 모아나가야 한다.
그렇게 특별한 이벤트가 없이 삶을 살다보면 정년이 될 때쯤 안정적인 중산층 수준의 자산을 모을 수 있다.
그런데 만약 30세부터 30년간 열심히 월급을 모아가며 살았는데, 중간에 대공황과 같은 큰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전쟁이 난다면? 죽는다면? 병에 걸린다면?
작가는 '서행차선'은 '인도'를 걷는 사람들보단 낫지만 결코 삶 속에서 '부'를 지배하는 모습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부'에 잡혀 살아가기 위해 직장에서 짤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인생의 5/7(월화수목금)의 시간을 '부'에게 제공하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편한 상태가 되는 시점은 정년이 될 때쯤이고, 대부분의 사람은 정년이 돼도 자유를 누릴 수 없다.
추월차선이란?
엠제이 드마코는 그래도 쉽게 추월차선에 대해 설명했다.
'돈 나무'라고도 표현되는 사업은 세상에 많은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서비스나 재화이다.
단, 사업의 대상은 통제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이 되어야 하고, 사업주의 시간을 많이 뺏어서는 안 된다.
이런 사업 아이템을 보유하거나 현금화함으로써 부를 급격하게 쌓고, 이후 다른 사업을 시작하거나 투자를 통해 은퇴를 생각한다.
간단히 말하면 사업을 하라는 이야기이다.
조금 더 길게 첨부하면 판로가 한정되지 않는 사업을 하라는 이야기이다.
예컨대 블로그를 한다면 전 세계의 수많은 독자들을 예비 독자로 갖게 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트래픽을 확보한 블로그는 광고 매체로써 활용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사업적인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글쓰기 동아리에서 글을 쓴다면, 그 글은 특별한 마케팅이 없다면 학교 내에서만 소비되게 된다.
이런 사업은 확장에 대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차선에 대한 논의가 끝나면, 어떻게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고, 어떻게 경쟁자들을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주요 공식
부의 추월차선은 아래의 공식들을 제공한다. 내 책에선 158쪽에 나오는 공식이다.
부 = 순이익 + 자산 가치
순이익 = 판매 개수 * 단위당 이익
자산 가치 = 순이익 * 산업 승수
사업가는 여기서 판매 개수를 실력을 통해 제어할 수 있고, 단위당 이익 역시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부 = (판매 개수 * 단위당 이익) * (1 + 산업 승수)
앞쪽의 내용은 돈을 대하는 사람의 인식에 대한 내용이 많고, 뒤쪽의 내용은 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나는 주식도 공부하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기업과 경영진에 대해 평가하는 방법을 하나 더 얻을 수 있었다.
1. 경쟁자의 약점을 잘 치고 드는 기업인가?
2. 경영진은 고객의 실질적인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3. 직원들은 경영진의 의지를 이해하고 스스로 노력하고 있는가?
그 외에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학습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학습은 본인의 내재가치를 올리기 위한 것인 동시에 기회를 잡고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서행차선'을 달리는 나 같은 사람은 스스로의 내재가치를 올리기 위해 학습해야 한다.
'추월차선'을 달리는 사람들은 시스템을 더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그리고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알아야 한다.
엠제이 드마코는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이며, 화장실 도서관이라도 애용하라고 말한다.
교통 체증이 있는 도로에서 음성책을 듣는 것 역시도 훌륭한 학습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 가졌던 편견 중엔 쉽게 부자가 되는 법이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작가 역시 이 부분을 경계하며 특별히 지면을 할애했다.
이 책이 소개하는 것은 '빠르게 부자가 되는 길이 있다.'이지, '쉽게 부자가 되는 길이 있다.'는 아니다.
추월차선을 타는 것은 다른 길을 타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을 투자해야 하고,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길이라고 분명히 제시한다.
다만, 그 보상이 빠르게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하여간 이 책이 베스트셀러였던 시간은 한참 지났지만, 꽤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특별한 통찰을 제공한 책으로 기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