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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놀랍도록 닮은 임진왜란과 탄핵 정국 - 비판

by 꾸돼지 2025. 3. 11.

https://n.news.naver.com/article/262/0000018200?cds=news_media_pc&type=editn

 

[에세이] 놀랍도록 닮은 임진왜란과 탄핵 정국

탐욕 억제하고 공포 극복해야 승자가 된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시대를 마감한 후 위로는 다이묘(영주)들을 통제하기 위해 중앙집권화를 강화하고, 아래로는 병·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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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과 현대 정치를 비교하는 글을 봤는데, 좀 어이가 없었다. 역사적 사건을 가져와서 현대 정치와 연결하는 방식 자체가 나쁠 건 없지만, 어디까지나 맥락이 맞아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이 글은 조선과 일본의 관계를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입하면서, 억지로 특정 정당을 비판하려고 했다. 그럴듯한 비교가 되어야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질텐데, 이건 뭐...

 

먼저, 임진왜란은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사건이다. 조선 입장에서는 일본이 쳐들어올 조짐을 보고 대비하려 했지만, 내부 정치 싸움(당쟁)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큰 피해를 입었다. 여기까진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이걸 현대 대한민국 정치에 끼워 맞추면서, 민주당을 일본군, 국민의힘을 조선으로 설정한 것은 완전히 엉터리 비교다.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비교

이 글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일본군이 조선을 침략했던 것처럼 민주당이 탄핵을 주도했고, 국민의힘은 조선처럼 내부 분열 속에서 대응을 못 했다는 건데, 애초에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한 건 외부 침략이 아니라 헌법 절차 내에서 진행된 것이다. 탄핵을 군사적 침략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다.

오히려 쿠데타를 주도한 대통령과 군부 세력이 일본군과 유사하다. 일본이 조선을 무력으로 짓밟으려 했듯이,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장악하려 한 세력이 누구인지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쿠데타를 저지하려 했던 민주당이야말로 당시 조선의 저항 세력, 즉 의병이나 이순신과 비교하는 게 더 적절할 것이다. 일본의 침략을 막아야 했던 조선과 마찬가지로, 쿠데타라는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 나섰던 민주당을 "탐욕스럽다"라고 비유하는 건 억지스러운 프레임 씌우기일 뿐이다.

 

탄핵을 일본 침략군과 비교하는 건 대통령을 국가로 보는 것과 같다

탄핵이 조선을 침략한 일본군과 같은 행위라고 비유하는 것은, 조선 자체를 대통령과 동일시하는 것과 다름없다. 대한민국이 왕정국가인가? 대한민국은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공화국이다. 대통령과 의회 모두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당성있는 국가권력이다. 탄핵은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한 의회의 대통령에 대한 합법적인 견제 수단이다. 만약 탄핵이 합법적이지 않았다면 그걸로 싸우면 된다.

 

오히려 헌법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강조한 체제를 공격한 대통령의 계엄이 조선을 침략한 일본군과 비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해석이다. 일본이 조선을 정복하고 그 체제를 붕괴시키려 했듯이,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 역시 헌법이 보장하는 권력분립과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했다.

그렇다면 탄핵은 일본군이 아니라,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방어하려 했던 이순신과 의병들의 저항과 더욱 유사한 행위라고 봐야 한다. 일본군에 맞서 싸운 이순신과 의병이 당시 체제를 지키려 했듯이, 탄핵을 추진한 세력 역시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것이다.

 

국민의힘이야말로 일본 침략군과 더 유사하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짓밟은 건 일본군이었다. 그런데도 기존 글에서는 국민의힘을 조선 조정과 동일시하며,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국민의힘의 행태는 오히려 일본군과 더 가깝다.

  •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쿠데타를 용인하거나 침묵함.
  • 일부는 쿠데타 세력과 적극적으로 결탁하고, 일부는 애매한 입장을 취하며 정권 유지에만 관심을 보임.
  •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탄핵을 방해하고, 반대 세력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려 함.

이런 태도는 임진왜란보다는 일제강점기 당시 친일파와 더 유사하다.

  • 친일파들은 일본의 침략을 인정하면서도, 정권 유지와 기득권을 위해 협력했다.
  • 국민의힘 역시 군부 쿠데타 이후 내부적으로 갈등하면서도, 결국 정권을 유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모습이다.
  • 헌법과 민주주의보다, 권력 유지를 위해 정당성을 흐리고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방식 역시 친일파와 닮아 있다.

결국 국민의힘은 일본 침략에 맞서 싸운 조선 조정이 아니라, 침략군과 결탁한 친일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적 정당에서 다른 의견을 가진 국민의 대표이자 헌법기관에 대해 배신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당한가?

 

배신자 프레임을 강화하려는 의도?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이 글의 진짜 목적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역사적 비교를 넘어서 탄핵 반대 세력의 응집을 유도하고 배신자 프레임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강해 보인다. 특히, 계엄에 반대한 한동훈 전 대표나 양심선언을 한 군 장성들을 공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개인의 양심과 자유로운 판단을 "배신"으로 몰아가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군부 쿠데타와 같은 초법적 상황에서, 군 장성들이 내부 정보를 공개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낸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도 정당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이 글은 그들을 조선 조정의 "배신자"들과 동일시하며 공격하려 하고 있다. 이는 결국 쿠데타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위축시키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특정 세력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형성하는 수단일 뿐이다. 만약 그들의 증언이 거짓이었다면, 그 거짓말의 대가는 추후 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받게 하면 그만이다. 지금 이런 글을 쓰는 것은 망신주기를 통한 지지자들의 결집을 선동하는 행위이다.

 

결론: 억지 비유는 하지 말자

이번 글이 보여준 가장 큰 문제는 역사적 사건을 왜곡해 특정 정당을 공격하는 프레임을 만든 것이다.

  1. 민주당을 일본군에 빗댄 건 명백한 역사 왜곡이다. 오히려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이 일본군과 더 유사하다.
  2. 조선을 공격한 일본군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공격한 계엄과 더 유사하다.
  3. 민주주의를 지키려 한 정치인과 군 장성들을 "배신자"로 규정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역사를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는 있다. 하지만 해석을 하더라도 최소한 역사적 사실에 부합해야 한다. 엉터리 비유로 프레임 씌우는 건 설득력도 없을뿐더러, 역사 자체를 왜곡하는 행위다.

그냥 담백하게 말해서, 저 비유는 완전히 틀렸다.

 

 

 

** 참고로 저는 일본 좋아합니다. 글에 대한 비판이고, 역사에 대한 비판일 뿐입니다.